2026[전남대학교 특별회의] 김연민 발제문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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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메모리 세대에서 AI는 대항기억을 생산할 수 있는가?


김연민[전남대학교 교수]


마리안느 허쉬(Marianne Hirsch)는 “포스트메모리(postmemory)”라는 개념을 통해, 직접적으로 트라우마적 사건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사진이나 이야기와 같은 문화적 매개를 통해 그 기억을 상속받는 다음 세대의 경험을 이론화하였다. 이 과정은 “상상적 투자, 투사, 그리고 창조”(5)를 수반하며, 과거를 미학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포스트메모리를 통해, 기존에 트라우마, 과거지향성, 그리고 개인·가족·국가 단위의 서사에 집중되어 있던 기억 연구의 담론은 치유, 미래지향적 관점, 그리고 다방향적 책임과 연대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AI 시대의 포스트메모리 세대는 먼 과거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도구가 생성한 이미지, 영상, 서사와 같은 문화 매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최근 AI 생성 콘텐츠는 진실과 허위의 경계를 흐리는 이른바 ‘탈진실(post-truth)’ 시대를 공고히 하였으며, 이는 이른바 ‘기억 전쟁(memory war)’을 촉발하고 있다. 본 발표는 AI 시대의 포스트메모리 세대에서 대항기억(counter-memory)의 가능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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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특정 디지털 플랫폼이 설계한 알고리즘에 의해 대중이 소비하는 문화기억의 코드가 표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그 영향력을 결정론적으로 과대평가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Bar-Gil 1284). 이는 AI와 디지털 아카이빙이 생존자 증언의 보존과 디지털 박물관, 가상 추모와 같은 교육적 자원의 개발을 가능하게 하며, 포스트메모리 세대의 글로벌 참여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집단적 사고를 획일화할 위험을 내포하는 동시에, 통상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집합기억 체계를 매우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 또한 지니고 있다(Rigney 19). 특히 알고리즘은 정보의 ‘바이럴’ 확산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수단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기억 주제와 사회적 이슈를 전 세계 시민에게 신속하게 확산시킬 가능성을 제공한다. 역사적으로 억압되어 왔거나 디지털 아카이빙의 우선순위에서 배제되었던 목소리들이 AI 기술을 통해 디지털화되고 재발견·재구성될 경우, 새로운 이미지와 서사가 확산되며 지배적 기억 체제에 대응하는 대항기억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AI 도구는 다방향적 연대를 촉진하는 변혁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AI와 포스트메모리의 교차점은 단순한 회의의 대상이 아니라, “죽은 자를 깨우고 산산이 부서진 것을 온전하게 만드는”(Benjamin 257) 역동적인 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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